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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여행사전/세계의 식문화

[일본] 일본의 식문화, 역사와 특징

by TravelDive 2025. 10. 14.

[일본] 일본의 식문화, 역사와 특징

 

 


일본은 동아시아의 섬나라로 홋카이도·혼슈·시코쿠·규슈 4대 섬과 수천 개의 도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수도는 도쿄, 면적은 약 37만 8천㎢이고, 인구는 약 1억 2천만 명대입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북쪽은 한랭, 남쪽은 아열대 기후에 가까워 지역별로 식재와 조리법이 크게 달라집니다. 정치 체제는 입헌군주제(의원내각제)이고, 종교는 신토와 불교 전통이 일상문화에 깊게 스며 있습니다.

식문화의 뼈대는 쌀(밥)국(미소시루), 그리고 2~3가지 반찬으로 꾸리는 "한 국물 세 반찬(一汁三菜)"이 기본입니다. 요리에는 간장·미소(된장)·미림·사케·식초가 자주 사용되며 가쓰오부시와 다시마로 우려낸 "다시"가 감칠맛을 책임지고, 콩가공품(두부·낫토·간장·미소)이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사용됩니다. "제철"과 "담음새"를 중시해, 그릇과 장식을 계절에 맞춰 고르는 것도 특징입니다.


1. 일본 식문화의 역사

1) 조몬 ~ 야요이: 자연 채집에서 쌀의 소비로

조몬 시대(대략 기원전 1만 4천~기원전 300년)는 도토리·해산물·사냥감 같은 자연 식재가 중심이었고, 불로 굽거나 삶아 먹는 단순 조리가 전부인 형태였습니다. 야요이 시대(기원전 300년~기원후 3세기)에 벼농사가 본격화되면서 쌀이 주식이 됩니다. 항아리 저장·발효 기술이 늘고, 장류·식초 같은 기본 조미료도 이때부터 사용되기 시작되었습니다.

2) 고훈·아스카·나라: 불교와 의례, 금육(禁肉)

국가가 정비되고 불교가 전해지면서 살생을 꺼리는 인식이 퍼집니다. 특정 육류 금지령이 반복되며(완전 금지라기보다 제한적 금지), 곡물·채소·해산물 중심의 식생활이 강해졌습니다. 궁정 중심으로 연중행사 음식, 의례 상차림도 이 시기부터 체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3) 헤이안: 궁정 미식과 예법

헤이안 시대(794~1185)에는 귀족 문화가 절정. 음식은 형식·예절을 중시하고, 계절 감각을 살린 담백한 맛이 선호되었습니다. 조리법은 여전히 삶기·찌기 중심이며, 절제된 향신료 사용을 통해 재료 본맛을 살리려 했습니다.

4) 가마쿠라: 무사 사회와 쇼진(精進)

가마쿠라 시대(1185~1333)는 무사정권 시대이었습니다. 불교 선종의 영향으로 사찰 채식 요리인 '쇼진요리'가 발달하였습니다. 두부·콩가공품·야채·해조가 단백질을 대신하고, 검소하지만 균형 잡힌 식단이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5) 무로마치 ~ 아즈치·모모야마: 차(茶)와 연회의 시대

무로마치 시대(1336~1573)에는 말차 문화(다도)가 본격화되고, 다도에 곁들이는 소박한 식사로부터 출발한 가이세키가 만들어졌습니다. 포르투갈 등과의 교류로 튀김 기법(덴푸라의 전신)과 설탕 사용이 넓어져 단짠의 균형 감각이 생깁니다. 모모야마 시대(1573~1603)에는 '센노 리큐'라는 상인이자 철학자가 다도 정신을 다듬어 음식·그릇·공간까지 '절제된 미'를 정립합니다.

6) 에도: 외식의 일상화, '와쇼쿠'의 완성기

에도 시대(1603~1868)에는 도시 상업이 번성해 외식이 활발해지고 노점·요정·전문점이 급성장하였습니다.

  • 다시(出汁): 가쓰오부시+다시마가 표준이 되어 '우마미'를 뼈대로 삼습니다.
  • 간장·미린·설탕 사용이 늘며 단짠의 광택('데리' - 데리야끼 할 때 데리)과 윤기가 특징이 됩니다.
  • 초밥의 혁신: 발효형 '나레즈시'에서 벗어나 에도마에 '니기리'가 등장(19세기 초, 하나야 요헤이로 알려짐).
  • 덴푸라·소바·우나기, 포장 도시락(벤또) 문화, 계절에 맞게 제철 식재료를 활용하는 '슌(旬, 제철이라는 뜻)'이 중요시됩니다.

7) 메이지 이후: 서양화, 전후 변화, 세계화

메이지(1868~)에 육식 금기 완화와 함께 쇠고기 요리(스키야키·규나베)가 퍼지고, 서양 빵·유제품·커틀릿(가쓰레쓰)이 일상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전쟁(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학교 급식·가정간편식·냉장·가스·전기레인지 보급으로 조리의 표준화가 이루어집니다. 21세기에는 '와쇼쿠(일본의 전통식)'가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2. 일본 음식의 특징

1) 쌀 중심, 그리고 '일즙삼채(一汁三菜)'

식사의 기본은 밥(주식) + 국 1 + 반찬 3 + 절임으로 과식을 부르는 대형 원플레이트보다, 작은 그릇 여러 개로 균형을 맞춥니다. 일즙삼채의 일즙은 국 하나를 뜻하며, 삼채는 세 가지의 반찬을 뜻합니다.

2) 우마미(감칠맛)을 주는 다시

일본 음식 맛의 뼈대는 다시(육수)입니다. 일반적으로 가쓰오부시(이노신산)와 다시마(글루탐산)를 함께 사용하여 맑고 깊은 맛을 냅니다. 그 외에 소금·간장·미소는 보조로만 사용합니다. 이로 인해 향신료는 약하게 사용하지만 '=단단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3) 슌(旬)

일본 요리에서 많이 언급되는 슌(旬)은 제철 재료의 사용을 나타냅니다. 일본 식문화에서는 제철 재료를 가장 맛있을 때, 손을 덜 대서 내는 게 미덕으로 여겨집니다. 두툼한 양념 대신 짧은 가열·간결한 간으로 식감과 향을 살립니다.

4) 발효

일본 음식에서는 간장·미소·미린·사케·식초·낫토·가쓰오부시 등 발효 식품이 많이 사용됩니다. 이를 통해 짭짤하지만 감칠맛이 높은 저지방 식단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5) 다양한 바다 식재료

일본은 섬나라답게 생선·조개·해조를 폭넓게 사용합니다. 회·초밥·구이·조림·절임이 발달했고, 냉장·유통 발달로 산지별 특산물들이 전국으로 퍼져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6) 간결한 조리법

일본 요리는 굽기(야키), 삶기(니), 찌기(무시), 튀기기(아게), 절임(츠케)을 중심으로 합니다. 기름은 서양보다 적게 쓰고, 광택과 윤기는 주로 데리(테리)라는 미림·설탕·간장의 조화로 냅니다.

7) 그릇과 담음새(모리츠케, 盛り付け)

일본 요리에서는 색·형·질감이 다른 사기·칠기·목기를 계절감에 맞춰 고르고, 여백을 살려 담습니다. 음식은 보는 맛도 중요하다는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이처럼 계절에 맞는 그릇을 사용하고 음식을 예쁘게 담아내는 것을 모리츠케라고 일컫습니다.

8) 예절·위생

일본의 식사 예절로는 젓가락 예절(밥에 꽂지 않기, 장난치지 않기)과 '이타다키마스/고치소사마'(잘 먹겠습니다/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하는 예절이 있습니다. 국수는 소리 내며 먹는 것을 허용하는 등 실용적이면서도 상대 배려를 중시합니다. 식당에서 손을 닦기 위한 물수건(오시보리)을 제공하는 문화도 일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9) 현대의 일본 음식 문화

편의점 간편식·라멘·카레라이스·가정식 프라이팬 요리처럼 일상적·합리적 메뉴도 일본 음식의 큰 축이 되었고, 미쉐린 스타급 가이세키·초밥·덴푸라 전문점은 '정밀 장인술'의 상징으로 세계적 평가를 받습니다.


3. 지역별 음식의 특징

1) 관동(関東, 도쿄·가나가와·지바·사이타마 등)

관동 지방의 음식은 동부 해역과 에도 시대의 상업 문화가 겹치며 진한 간장(고이구치), 가쓰오부시 중심의 다시가 중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음식의 맛은 비교적 짭짤하고 선명한 것이 특징입니다. 관동 지방의 대표적인 음식은 에도마에 니기리즈시, 덴뿌라, 장어 가바야키(장어 양념구이), 소바가 있습니다.

에도마에 니기리즈시는 '손으로 밥을 쥐는 전통적인 초밥'으로 에도 시대에 등장하였으며 도쿄 인근 동부 해역에서 잡은 신선한 해산물을 주재료로 사용합니다. 관동 음식 요리에서 생선은 간장·와사비로 또렷하게, 조림은 색과 맛이 진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며 낫토 소비도 많은 편입니다.

2) 관서(関西, 오사카·교토·효고·나라·시가·와카야마)

세토 내해(규슈, 시코쿠, 혼슈 세 섬으로 둘러쌓인 바다)와 호수의 영향으로 담백하고 섬세한 조리가 발달하였습니다. 연한 간장(우스구치)다시마 중심의 다시를 즐겨 사용합니다. 재료의 색을 살리기위해 간장을 적게 쓰고, 국물은 맑게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교토의 채소·두부 요리, 오사카의 우동·오뎅, 오코노미야키·타코야키를 비롯하여 섬세한 계절 코스(가이세키)가 관서 지방의 대표 음식입니다.

3) 훗카이도(북해도)

일본 북쪽에 위치한 훗카이도는 추운 기후와 거대한 어장이 강점입니다. 게·연어·성게·가리비해산물이 훗카이도에 대표적인 식재료이며, 유제품을 생산하는 낙농업도 발달하였습니다. 훗카이도에서는 해산물 초밥, 이시카리나베(연어 된장전골), 버터·옥수수·감자를 사용하여 만든 홋카이도 라멘이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4) 도호쿠(아오모리~후쿠시마, 일본 혼슈의 북동부)

도호쿠 지방은 겨울이 길어 절임과 발효 음식이 발달하였습니다. 생선·채소를 발효시킨 옛 저장음식부터, 지역 된장으로 끓인 게노(케노)지루, 기리탄포 나베가 유명합니다. 음식이 대체로 짭조름하지만 따뜻한 국물과 밥의 궁합이 잘 어우러집니다.

5) 츄부(中部, 일본 혼슈의 중부) – 호쿠리쿠·도카이·고신에쓰

지형이 넓은 호쿠리쿠(도야마·이시카와·후쿠이)화려한 해산물가이세키가 유명합니다. 나고야(아이치)는 미소를 진하게 쓴 미소가츠·미소니코미 우동, 히츠마부시(장어 덮밥)과 같은 개성이 뚜렷한 음식이 유명합니다.

6) 주코쿠(本州, 일본 혼슈의 남서부)·시코쿠

추고쿠는 바다·산이 모두 가까이 있어 굴·전갱이·도미와 산채가 풍부한 지역입니다. 히로시마 굴요리와 츠케멘, 오코노미야키가 유명합니다. 시코쿠사누키 우동(카가와)이 대표 메뉴이며, 이 지역 요리에서는 멸치·가쓰오·이리코 다시의 깔끔한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7) 규슈·오키나와

규슈는 따뜻한 기후와 활발한 교류로 돈코츠 라멘(후쿠오카), 가고시마 흑돼지, 구마모토 말고기 사시미 등 진한 맛을 내는 음식이 많습니다. 간장도 달달한 계열이 흔한 편입니다. 오키나와는 아열대 식재와 류큐 왕국의 역사로 고야 참프루(여주 볶음 요리), 소키소바(오키나와 소바)처럼 돼지고기를 활용한 음식이 특징입니다. 이 외에도 바다 포도·흑당·시마도후(오키나와 두부) 같은 특색있는 로컬 재료도 많이 사용됩니다.

 


오늘의 일본 식탁 트렌드

편의점·회전초밥 같은 캐주얼 외식과 장인의 로컬 가게가 공존합니다. 가정 식단은 여전히 밥–된장국–반찬 2~3가지가 기본으로 차려집니다. 알레르기 표기, 저염·저당, 지역 먹거리, 버리는 음식 줄이기 같은 주제가 중요해졌고, 전통 조리법을 살리면서도 채식·비건 옵션을 보강하는 식당이 늘고 있어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