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쓸여행사전/이집트

[피라미드 시리즈 ①] 피라미드, 고대 이집트의 "영생 장치"

by TravelDive 2025. 9. 7.

피라미드, 고대 이집트의 "영생 장치"

 

[피라미드 시리즈 ①] 피라미드, 고대 이집트의 "영생 장치"


1) 피라미드는 왜 지었나요?

피라미드는 단순한 거대 무덤이 아니라 왕(파라오)의 영생을 보장하는 장치였습니다. 파라오의 영혼(카·바)이 별이 된다고 믿었고, 특히 북쪽 하늘의 주극성(지지 않는 별)에 닿아 영원히 순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계단 피라미드(사카라, 네체리케트/조세르): 직사각형 무덤(마스타바)을 층층이 쌓아 올린 형태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하늘로 오르는 거대한 계단"이라는 상징이 핵심입니다. 계단 피라미드의 높이 약 62m로 알려져있습니다.
  • 일반형 피라미드(사각뿔): 스네프루·쿠푸 시대부터 정교한 사각뿔(이등변삼각형 단면)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태양광선이 땅에 꽂히는 모양을 본떠 만든 이 피라미드들은 태양신앙의 상징이 됩니다.

2) 피라미드는 "복합체"입니다.

피라미드는 늘 세트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피라미드 본체, 장례신전(제사의 집), 참배길(나일에서 언덕까지 연결), 하안 신전(나일 제사·영접)의 직선 축으로 묶인 장례 복합체입니다.

계단 피라미드(사카라)는 북향 축을, 일반형(기자·다슈르) 피라미드는 동향 축(일출·태양)을 중시합니다.

3) 피라미드는 어디에 많이 있나요?

현재까지 확인된 피라미드는 100기 이상입니다. 주로 카이로 남쪽의 사막 단구(딱딱한 암반) 위에 있습니다.

  • 사카라: 최초의 계단 피라미드, 왕·귀족 마스타바 밀집되어 있는 지역
  • 다슈르: 스네프루의 굴절 피라미드(아래 각도 약 54.5° → 위로 가며 43°로 굴절된 피라미드), 붉은 피라미드(약 43°, '완성형'피라미드의 시조)
  • 기자: 쿠푸·카프레·멘카우레 3대 피라미드가 존재하는 지역으로 헬리오폴리스(태양신 중심지)와의 시야·축선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유력합니다. (합의된 정설은 아님)

4) 절정의 기술, 쿠푸 대피라미드

  • 원래 높이는 약 146.6m(현재 약 138.8m)로 약 230만 개의 석재(평균 2.5t)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 표면은 투라산의 순백 석회암으로 매끈하게 마감되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떨어져 나간 상태입니다.
  • 내부 왕의 방은 남쪽 아스완에서 운반한 화강암으로 구축되었습니다. 나일강을 이용해서 운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 네 변은 정북·정남·정동·정서에 극도로 가깝게 맞춰져 있습니다.(각 변의 오차가 놀라울 정도로 작음) 이로 인해, 쿠푸 대피라미드는 천문·측량 기술의 결정체로 여겨집니다.

5) 어떻게 지었을까요?

확정된 "정답"은 아직 없지만, 가장 유력한 주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 채석 - 운반 - 상부 적치: 주변 사암·석회암 채석 + 투라(표면용)·아스완(특수부)에서 나일강을 이용한 선박 운송 → 현장에서는 램프(경사로)로를 통해 돌을 끌어올림
  • 램프 가설: 긴 직선램프, 외벽 따라 나선 램프, 내부 코어 램프 등 혼합형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 시공 디테일: 석재는 "맞댐" 정밀 가공 + 석고·석회 모르타르로 틈 메움, 상부로 갈수록 가벼운 블록·완만 각도로 하중 분산시킴

6) 피라미드는 노예가 지었나요?

피라미드 건설은 전문 장인 및 순환 동원 인력 중심이었고, 노동자에게는 숙식과 임금(빵·맥주·고기)이 제공됐습니다. 기자 고원 동쪽의 노동자 마을(헤이트 엘구라브), 무덤(현장 감독·석공의 가족묘), 빵·맥주 공방의 흔적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또한 홍해 쪽 와디 엘자르프 '메레르의 일지'는 투라 석회암을 "아헷-쿠푸(쿠푸의 지평)"로 운반한 물류 기록들이 기입되어있습니다. 이 일지에 따르면, 피라미드 건설은 국가 조직형 대공사였지만 노예들을 동원한 극한의 노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7) 태양신앙과 이름의 변화

제5왕조부턴 파라오 공식 칭호에 "사-라(라의 아들)"가 정식으로 편입되었습니다. 일부 왕은 태양신전(오벨리스크 중심)을 별도로 세워 피라미드 = 장례, 태양신전 = 일상 제사라는 이중 체계를 적용했습니다. 피라미드는 점차 작아지고(멘카우레 이후), 내부 장식과 피라미드 텍스트(사후 지침서)에 더 공을 들이게 됩니다. 신왕국에서는 장례 양식이 왕가의 계곡(암굴무덤)으로 변화되었습니다.

8) 여행자를 위한 현실 팁

  • 사카라: 계단 피라미드 단지(남쪽 무덤, 의례 뜰, '가짜문' 부조)를 꼭 보고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세라페움(신성한 황소 아피스 지하묘)도 강력 추천합니다.
  • 다슈르: 굴절 피라미드의 내부로 입장이 가능합니다.(경사 급함, 편한 운동화 필수). 가까운 붉은 피라미드는 내부가 넓고 상대적으로 쾌적합니다.
  • 기자: 쿠푸·카프레·멘카우레의 피라미드 + 왕비 피라미드 + 하안 신전·스핑크스 방문을 추천합니다. 쿠푸 피라미드(대피라미드) 입장 티켓은 수량 제한이 있습니다.
  • 관광 동선: "사카라(기원) → 다슈르(실험) → 기자(절정)" 순서로 보면 발전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 날씨/준비물: 사막의 고온과 강한 자외선을 피하기 위해 모자·생수·선크림은 필수 입니다. 더불어 피라미드 관람시에는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운동화 또한 필수입니다. 여름엔 오전이나 해질녘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맺음말

피라미드는 단순한 거대한 무덤이 아니라, 왕의 영생을 기원하는 종교적 장치이자, 국가 권력과 과학 기술의 집약체였습니다. 사카라의 계단 피라미드에서 시작해 쿠푸의 대피라미드로 이어진 그 거대한 건축의 궤적은 곧 고대 이집트 문명 자체의 성장과 쇠퇴를 보여줍니다.

오늘날 이집트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피라미드는 여전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가장 확실한 통로입니다.